티나 베로빅

 

보이지 않는 건물

 

사람들이 움직이고, 사물이 움직이고, 젖은 어두운 표면 위에서 선과 색채가 그 표면을 서성인다. 선들은 서로 상응하고, 미니멀하게 그려진 인간 형체는 산자락이나 모래 더미일 수 있는 것을 모사한다. 어두운 구멍을 형성하는 땅과 함께, 그 형체는 암호 그 이상이 되고 싶다는 열망도 가지지 못한다. 어떤 것은 혹은 그 어떤 것도 구별하기 쉽지 않다. 사실 드문드문 나타나는 선과 색을 제외하면, 그림은 그 자체로는 아무것도 아니다.

 

윤곽선들은 미결정된 표면으로부터 나타나 강한 색채 대비를 야기한다. 인간 형체는 무거운 자루처럼 보이는 것 위에서 쉬고 있고, 나머지 자루들은 흩어져 있다. 사람들은 물건을 나르고, 춤을 추고, 피곤해 보인다. 이곳에서는 마티스의 효과적인 기법과 한국의 건축 붐 모두를 상기하는 정중한 의식이 진행된다. 전시된 작품은 서로 연결되는 그림과 스크린으로 구성되어있다.

 

스크린에는 그림에 보여진 형상이 다시 나타난다. 땅은 이제 투명해져 있다. 전통적으로 스크린은 공간을 구분하거나, 공간을 더 잘 분절시킨다. 또한 확실한 시각의 경제를 제공하기도 한다. 스크린이 의도적으로 가로막은 광경에 배신당했다고 느끼는 우리의 두 눈에게, 스크린은 시각적 대리자로서의 그림을 그 보상으로 제공한다.

 

베로빅의 투명 스크린은 보이지 않는 것과 보이는 것 사이의 상호 유사한 교환에 동참한다. 이는 아시아에서 사용되는 바람막이 천을 하나의 예술 형식으로 특징짓는다. 하지만 스크린은 우리의 시각으로부터 차단 당한 현실과 다른 또 하나의 현실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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