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진 스티드월시

 

신의 목소리로 말하기

 

스티드월시의 설치작품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의 하이퍼-모더니티는 전통문화의 특성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즉 그것은 매혹적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무서운 어떤 환경이다. 무당이라는 애매모호한 존재가 그 환경의 열쇠를 쥐고 있다. 한국에는 공식적으로 80만 명이 넘는 무당이 등록 되어있는데, 주로 여성들이다. 이 작품은 세 개의 비디오 프로젝션과 다양한 사물들로 구성되어 있다. 두 개의 비디오 시퀀스는 각각 무녀를 보여준다. 세 번째 프로젝터는 무당들이 쓰는 두 가지 도구, 즉 거울과 짚인형을 뒤집어3D 스캔하여 보여준다. 화면 속 사물들은 실제로 전시된다.

 

김해 출신의 무당이 있다. 이 무당은 신내림을 받은 이후 자신의 이름을 포기했다고 한다. 무당의 굿 장면은 두번 나온다. 주로 귀엽고 아이같은 단어를 쓰는 어린 여자로 빙의해서 말한다. 시퀀스의 끝부분에서는 무척 화가 난 할아버지로 빙의해서 말한다. 이 영상은 굿당에서 촬영되었다. 그곳은 한국에서는 비교적 새로운 현상으로서, 전통적으로 무당들이 각각 모시는 다른 신들이 서로 질투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서로 떨어져 살도록 만들어져있다.

 

스티드월시는 또 다른 무당인 순덕에게, 1986년 경찰 고문으로 사망한 박종철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서울대에서 추었던 살풀이를 춰달라고 부탁했다. 화면에 펼쳐지는 순덕의 이야기는 실어증과 개인의 새로운 삶에 관한 경험이다. 두 명의 무당을 연결짓는 경험은 곧 여러 개의 목소리를 갖게 되는 경험이다. 이들은 또한 여러 역할을 하면서 산다. 아마도 가부장제 하에서 아주 제한된 사회적 공간만을 허락 받으면서, 서로 다르고 종종 상충되는 역할들을 완수해야만 했던 과거 역사에서의 여성들이 짊어진 의무로부터 나오는 능력이 아닌가 싶다.

 

3D 레이저 스캔은 동영상으로 찍힌 사물의 내적 삶을 탐구한다. 거울은 보이는 세계 대신 무당의 보이지 않는 에너지를 반영하고, 무당은 인간의 신체에 걸린 병을 짚인형으로 옮겨 놓는다. 여기서도 전통적인 것과 하이퍼-모던한 것이 서로 섞인다. 사물의 속을 볼 수 있는 테크놀로지 여행은 3D영상이 제시하는 것처럼 결코 실제가 아니다. 스캔은 단지 사물 외부에서 가져온 데이터를 추정해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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