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네스 도우약

 

오뜨 꾸뛰르 / 불

 

도우약의 설치 작품에서 핵심은 거래이다. 레이저-나염 패턴이 그려져있고 작가가 디자인한 텍스트가 들어가 있는 천을 (일정한 가격에 자선단체에 기부될 것인데), 어떤 방문객이라도 사서 집에 가져갈 수 있고, 원한다면 천을 잘라 셔츠 같은 옷으로 만들 수도 있다. 그 자체로 보면 이런 거래는 여느 천 가게에서 일어나는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그렇다고 미술관이 이런 쓸모 있는 일을 이번 한 번만이라도 하는 게 안될 것도 없다). 차이가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역시 작가가 제공하는 작은 가방에 넣어 집으로 가져갈 수 있는 것이 단순히 패턴이 아니라, 의미라는 것이다.

의미가 물질적인 일관성을 가진 적은 거의 없다. 이는 적어도 사람들이 의미에 대해 관습적으로 생각해온 방식이 아니다. 반면에 어느 정도 섬유 패턴은 많은 문화권에서 아주 특정한 의미와 정보를 품고 있다. 이런 정보와 의미 대부분은 섬유에 프린트되어 쉽게 읽혀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떤 행위나 실행에서 유래하여 사실상 천으로 흘러 들어간 것이다. 예를 들어, 레이스는 여러 해 동안, 심지어는 수 세기 동안 행해진 여성의 노동과 레이스 제작에 수행된 여성의 몰입을 생각하게 만든다.

 

도우약의 패턴은 아시아의 경제 기적 초기의 산업을 연상시킨다. 작가는 젊은 농촌 여성들의 운명을 다시 호명한다. 이들은 1960년대 한국의 실질적 경제 성장의 토대를 쌓았던 섬유 노동자들(‘산업 투사들’)이다. 이 작품에는 한국과 세계 곳곳에서 이렇게 젊은 여성들을 희생시켰던 사건이 과거에 이들을 죽였고 현재도 이들을 죽이고 있는 공장의 화재로, 가장 극적이고 가장 비극적으로 재현된다. 도우약의 설치 작품은 또한 착취의 지속적인 사이클에 초점을 맞추었다. 오늘날 멋지게 차려 입은 한국의 젊은 여성들은 아마도 인도네시아, 온두라스, 혹은 필리핀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공장은 아니겠지만—값싸게 만들어진 옷을 입고 있을 것이다. 그 옷들은 그녀들의 할머니가 한 때 그랬던 것과 마찬가지로 노예와 같은 여건에서 노동하는 여성들이 만든 것이다.

 

 

전순옥 국회의원과의 인터뷰
2012년 9월 26일 오후2시, 서울 국회의사당.
존 바커, 이네스 도우약과 함께 작업 중 오뜨 꾸뛰르 01 불 프로젝트의 한 부분으로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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