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스톨한스

 

범어(梵魚)와 드로잉 시리즈

 

스톨한스는 부산에서 몇 달을 지내면서 “배움의 정원”의 비공식 레지던시 예술가가 되었는데, 더 중요한 것은 지칠 줄 모르는 한국의 민속학자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는 두 작품을 출품했다. 하나는 대형 물고기이고, 다른 하나는 통신기술의 미학 너머에 있는 한국의 시각적 정수를 포착하는 드로잉 시리즈이다.

 

<범어>는 한국인들이 레고라고 알고 있는 옥스포드사의 블록 75,000 여개 조각으로 만들어졌다. 그것은 범어사 근처 산 속에서 나타난 금어의 신비스러운 전설을 떠올리게 한다. 그 물고기는 연못에서 잠깐 헤엄치는 모습을 보이곤 이내 사라진다. 물고기의 크기와 “다시 콘크리트로”라는 이상한 비문은 이 물고기를 단순히 크기만 키운 대형 장난감과는 달리 보이게 한다. 그것의 개념은 한국에 대중화되어 있는 공공적 조각 작품, 즉 모든 “사물들”에 더 가깝다 (철, 크롬, 대리석, 그 밖의 다른 내구성 재료의 장식물로 장식되지 않은 건물은 거의 없다.)

 

이러한 공공 조각은 지역 예술가들에게는 상당한 수입원이다. 그렇지만 이런 조형물과 정서적인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싶어하지 않는 행인에게는 대부분 관심을 얻지 못한다. 그런데 <범어>는 전혀 그렇지 않다. 이 작품은 공공미술을 위한 대안이다. 또한 지역 신화와 연관이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 신화를 현재로 옮겨놓아 활성화시키기도 한다. 천여 년 전 범어사에서처럼, 우리는 아주 이상한 물고기를 보고 완전히 당혹스러워한다! 반면에, 재료의 관점에서 볼 때 옥스포드 블럭은 대상 전체를 친근하게 만든다. 우리 모두는 그런 것을 어떻게 만드는지 알지만, 어린이들을 제외하고는 실제로 그렇게 만들어보는 꿈을 꾼 적은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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