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효숙

 

새벽 3시

 

한국의 집에 들어갈 때, 그러니까 그 집이 음식점이든, 사찰이든, 개인의 집이든 여기저기 흩어진 신발들이 먼저 맞아준다고 해서 놀랄 필요는 없다. 그 신발들은 외부 공간과 내부 공간의 경계를 나타낼 뿐만 아니라 신발의 주인이 가로지른 어떤 경계의 표시이니까.

 

성효숙이 부산시립미술관의 입구 로비에 설치한 작품은 낯익어 보인다. 노동자들의 낡은 신발들이 있다. 그는 신발들 위에 옛 장례식이나 마당놀이 같은 민중 축제에서 종종 사용되었던 색색의 지화(紙花)를 장식했다. 꽃 장식은 작가와 부산 영도의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공동 작업한 것이다. 한진중공업은 1937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조선소이다. 하지만 대규모 해고로 인해 2011년 한 달여 동안 해고노동자들의 파업이 있었다. 특히 기억할 일은 김진숙씨의 225일 동안 일어난 대형 크레인 점거 농성이었다. 그것은 한국 현대사에서 한 개인이 벌인 또 한 번의 위험한 정치적 퍼포먼스였다.

 

성효숙은 한진의 해고노동자들을 만나 신발 제공을 요청했고, 꽃 만들기를 함께 진행했다. 여럿이 둘러 앉으니 당연히 온갖 종류의 수다가 나올 수 밖에 없다. 말해진 이야기는 서로에게 공유되었다. 슬프거나 쓰라리거나 우스운 이야기들이었다. 비록 관람객이 그렇게 흘러간 이야기를 접할 수는 없겠지만, 그 이야기들은 작품의 핵심적인 부분—정신을 전달하는 것—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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