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무알드 하조우메

 

물 카고, 기름 카고

 

서아프리카 베냉 출신 작가 하조우메는 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 어떤 쓰임새를 갖고 있는 사물의 물질성과 질감을 가지고 작업 한다. 그는 그 사물을 만지고 변형함으로써 정신적이면서도 정치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그는 “배움의 정원”에 작품을 설치하기 위해 자기 나라에서 두 대의 스쿠터를 가져왔다. 나이지리아에서 토고까지 휘발유를 밀수하려고 특수 제작된 것이라고 한다. 운전자가 다리를 뻗기에는 너무나 비좁은 이 스쿠터는 장애인들이 만든 것으로, 암거래된 것이다. 운전자들이 방해를 받지 않고 국경을 넘을 수 있도록 기름 탱크의 용량은 최대한으로 키워졌고, 엔진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통풍이 잘 되는 구두창으로 탱크 마개를 여러 개 만들어 달았다.

 

아주 즉흥적이면서도 정교한 기계 개조 덕분에 스쿠터는 생기를 지닌 사물로 변신했다. 녹이 슨 금속 방패를 지닌 괴물같은 벌레가 된 그 스쿠터의 양쪽에 날개 같은 것이 덧붙여졌다. 그 날개에는 베냉에서 휘발유를 팔 때 사용하는 유리병이나 물을 뜰 때 사용하는 검은 비닐들이 달려있는데, 그것들은 서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는 현대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휘발유라는 ‘액체’가 우리의 삶을 가동시키는 ‘액체’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베냉의 거리 풍경과 시장을 보여주는 두 장의 파노라마 사진이 이 설치작품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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