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돈

 

솔베이지의 노래, 바람이 인다

 

김상돈은 다양한 동시대 미디어(조각, 비디오, 사진)를 활용하여 하나의 목적에 부합하는 설치 작품을 보여준다. 그 하나의 목적이란, 소비주의의 유혹에 빠져서 잃어버린, 그러니까 오래 전의 자유발랄한 한국의 (풍자) 정신을 되살리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신화나 민간 설화처럼 뿌리깊게 박혀있는 전통문화에서 재료와 비유를 찾는다. 예컨대 그는 물과 흰 천, 바람을 이용해 ‘토템’ 작품들을 제작하기도 했는데, 그것들은 윤리와 미학을 둘로 나누지 않는 독특한 동양적 감수성을 전해줄 뿐만 아니라 더 심원한 깊이에 이르도록 이끈다.

<솔베이지의 노래>는 부산에서 촬영되었다. 이 작품은 특이한 형태의 예술을 완성해 낸 한 평범한 철물점 주인을 촬영한 것이다. 그는 자신의 철물점에서 톱을 연주한다. <바람이 인다>에서는 민주화 운동사의 중요 사건이었던 1982년 부산 미문화원(지금은 근대사박물관) 방화사건의 주인공을 다룬다. 아주 농밀하고 비유가 풍부한 몽타주 기법을 사용해 김상돈은 통제되지 않는 기름의 흐름과 불, 그리고 사건에 대한 TV 보도 영상을 혼합시킨다. 효과음이 이 영상에 추가되었는데, 그것은 그 예측할 수 없는 바람의 길을 떠올리는 휘파람 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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